사무실 안 나, 창밖 비둘기

오늘도 늘 그렇듯,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며
일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요. 잠깐 숨을 돌릴 겸 창밖을 바라보았는데,
유리창 바로 너머에 비둘기 한 마리가 앉아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어쩐지 참 처량해 보였습니다.
날아갈 수 있는 날개가 있음에도
이 회색빛 도시의 건물 틈 사이에 잠시 머물고 있는 그 새는
어디론가 가야 하지만, 잠시 멈춰선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리고 문득,
내 자신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여기 사무실에 앉아 모니터만 바라보는 나 역시
갇힌 건 아니지만, 어디 가지 못하고
하루하루 비슷한 자리에서 반복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으니까요.
창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 새와 나는 각자의 방식으로 멈춰 있었습니다.
비둘기는 곧 날아갔지만,
그 순간의 잔상이 오래 남습니다.
오늘도 바쁘게 보내는 하루였지만,
그 짧은 마주침 덕분에 잠시
내 모습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