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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 방문코스 - 왕가의 길] 삼랑성 안에 자리한 강화 전등사에서 만난 역사

역사를 알고 걸으니 더 특별했던 강화도 전등사

강화도 여행을 하며 오랜 역사를 품고 있는 전등사에 다녀왔습니다.

강화도에는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장소들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전등사는 오랜 시간 한자리를 지켜온 사찰이라는 점에서 한 번쯤 천천히 둘러보고 싶었던 곳이었습니다.

전등사에 도착해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일반적인 사찰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전등사는 정족산성이라고도 불리는 삼랑성 안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삼랑성은 단군의 세 아들이 쌓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으로, 전등사를 찾아가는 길부터 자연스럽게 오래된 역사의 흔적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전등사의 창건 시기는 정확한 역사적 사실과 전승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등사에서는 고구려 소수림왕 11년인 381년 아도화상이 진종사를 창건한 것을 시작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고려 충렬왕 때 정화궁주가 옥등을 시주한 이후 전등사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이러한 오랜 역사를 생각하며 사찰 안으로 들어가니 오래된 전각과 나무, 돌계단 하나까지도 조금은 다르게 보였습니다.

천천히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전등사의 중심 건물인 대웅보전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전등사 대웅보전은 조선 광해군 시기에 다시 지어진 건물로 알려져 있으며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화려한 단청과 정교한 건축 양식도 인상적이었지만, 대웅보전에서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역시 처마를 받치고 있는 나부상과 관련된 전설이었습니다.

대웅보전을 지었던 목수와 주막 여인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데, 자신을 배신하고 떠난 여인을 본떠 무거운 지붕을 떠받치는 나부상을 만들었다는 내용입니다.

물론 이는 역사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라기보다는 전등사에 전해지는 설화입니다.

그 사실을 알고 대웅보전 처마 아래를 바라보니 작은 조각 하나에도 오랜 시간 사람들에게 전해져 온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전등사는 조선왕조실록과도 깊은 관련이 있는 장소입니다.

조선 후기에는 전등사 인근 정족산사고에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습니다. 특히 병인양요 당시 프랑스군과의 전투가 벌어졌던 역사적 현장이기도 합니다.

1866년 병인양요 당시 양헌수 장군이 이끄는 조선군이 정족산성 전투에서 프랑스군을 물리쳤고, 그 결과 정족산사고에 보관되어 있던 조선왕조실록과 왕실 자료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지금의 풍경만 바라보고 있으면 이곳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는 사실을 쉽게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사찰 곳곳을 천천히 걸으며 사진도 담아보았습니다.

 

 

 

 

 

 

 

 

 

 

 

 

 

 

 

 

 

 

 

 

 

 

 

 

 

 

 

 

 

 

 

 

 

 

 

 

 

 

 

 

 

 

 

 

 

 

 

 

 

 

 

 

 

 

 

 

 

 

 

 

 

 

 

 

 

 

 

 

 

 

 

 

 

 

 

 

 

 

 

 

 

 

 

 

 

 

 

 

 

 

 

 

 

 

 

 

 

 

 

 

 

 

 

 

 

 

 

 

오랜 세월을 견뎌온 전각과 커다란 나무, 돌계단과 기와지붕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풍경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화려하게 꾸며진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특별히 무엇을 하지 않아도 천천히 걷고 주변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만족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특히 전등사는 단순히 오래된 사찰이라는 의미를 넘어 삼랑성과 정족산사고, 병인양요와 정족산성 전투 등 우리나라의 여러 역사적 이야기가 함께 남아 있는 장소였습니다.

역사를 모르고 방문했다면 오래된 사찰의 아름다운 풍경만 보고 돌아왔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얽힌 이야기들을 조금이나마 알고 둘러보니 전각 하나와 오래된 성벽, 주변의 자연 풍경까지 조금은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강화도에는 수많은 여행지가 있지만, 조용히 걷고 사진을 담으며 우리나라의 역사까지 함께 만나고 싶다면 전등사는 한 번쯤 방문해 볼 만한 곳이었습니다.

오랜 시간을 품고 있는 전각과 나무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잠시 일상의 속도를 늦출 수 있었던 전등사 관람이었습니다.

 

전등사 인천 강화군 길상면 전등사로 37-41

 

2025.09.07.